개개인에 맞춘 약물치료, 최선의 의료 위한 첫걸음
개개인에 맞춘 약물치료, 최선의 의료 위한 첫걸음
  • 최선영 기자
  • 승인 2018.03.22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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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강주섭 교수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강주섭 교수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강주섭 교수

최근 의료계에 불고 있는 바람 중 하나로 약물요법의 개인화를 들 수 있다.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약물요법을 적용함으로써 보다 안전하며 효율이 높은 진료를 구현하는 것이다. 강주섭 교수는 정밀의학의 한 부분이기도 한 약물요법의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진행해왔다. 아무리 좋은 약일지라도 개개인의 상태에 맞추어 적용될 때에야 비로소 부작용을 최소화시키면서 그 효과를 적절히 발휘할 수 있다는 그의 신념을 자세히 들어보았다.

 

개개인 맞춤형 약물처방 위한 기준 마련

현대 의학에서 질병을 치료함에 있어 약물이 개입되지 않는 치료는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만큼 질병을 효율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좋은 약을 제대로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주섭 교수의 연구는 좋은 약을 제대로쓰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소아나 노인에게 적용되는 약일지라도 개발과정의 임상시험에서는 대부분 성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임상시험에서 소외된 그룹에게 사용될 약을 평가하는데 있어 무엇이 기준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해왔죠.”

그간 병원에서 약물을 처방함에 있어 주로 환자의 신장기능이 중요한 기준이 되어왔다. 하지만 약물대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간 기능에 대한 평가와 이를 기반으로 한 용량조절법은 마련되어있지 않다는 것이 강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3년 전 간기능을 기반으로 한 약물요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특허 등록을 마쳤다. 임상약리학자로서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약물사고 주감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점 역시 약물요법에 대한 그의 열정을 가늠케 한다.

위산도에 따라 약물의 흡수 정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약물의 20%이상이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죠.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는 위산도에 따른 용량조절이 필수인데, 우리나라에는 한국인의 정상위산도 분포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2006년 강 교수는 식약처에 관련 연구를 제안, 2년 간 한국인의 정상위산도 분포를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는 분포 패턴이 중국이나 일본과 비슷할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었다. 오히려 유럽인과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강 교수는 환자 개개인마다 약의 효과가 달라지는 만큼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약물 처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암전이 등 기존과는 다른 가설을 토대로 재발암, 전이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초실험을 수행하는 등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는 그다.

 

홍삼 효능 과학적 분석부터 신약개발까지

홍삼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건강기능식품 중 하나다. 하지만 그 용법 등에 대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강주섭 교수는 최근 알코올성 지방간염 동물모델에서 홍삼농축액의 항염증 효능에 대한 성별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홍삼의 하루 섭취 권장량에서부터 남녀의 차이는 없는지, 간염 환자가 복용해도 되는지 등 국민들이 궁금증을 갖고 있는 내용을 실험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시도라 설명했다. 해당 연구를 통해 규명된 홍삼에 대한 과학적 분석은 우리나라 홍삼 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강 교수는 연구 끝에 홍삼의 하루 권장 복용량과 지질개선 건강기능성을 도출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알코올성 지방 간염 환자의 치료보조제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 점에서도 의미가 상당하다.

강 교수는 신약개발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간 항암제, 약물전달체(엑소좀), 간경화 치료제, 아토피치료제 등을 개발해왔다. 막대한 비용과 15년 이상의 긴 시간이 걸리는 신약개발은 개인적으로 추진하기는 불가능한 분야라 칭해지기도 한다. 이에 강 교수는 신약개발고속화 방법을 강구하거나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지적재산권(특허)을 확보한 후 기업으로 아웃소싱하거나 신약재창출, 리포지셔닝이라는 용어로 통용되는 적응증 변경 등을 연구전략으로 삼았다. 고혈압 및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발기부전치료제로 더 각광받고 있는 비아그라나 에이즈 치료제에서 B형간염 치료제로 방향을 바꾼 라미부딘 등이 성공적인 적응증 변경의 사례로 꼽힌다.

신약개발에 실패한 약물의 일부는 적응증, 즉 타겟을 잘못 잡은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후보물질들은 개발하는 동안 화학적 특성, 독성 등을 밝힌 만큼 적응증을 변경하는 것은 훨씬 수월한 작업이죠. 이는 미국 등 의료 선진국에서 여기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입니다.”

강 교수는 2, 3개의 약물의 새로운 타깃을 찾고, 그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간질환 환자의 약물용량 결정방법에 대한 특허를 획득하는 등 다양한 시각에서의 연구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사회와 함께 나누는 삶 실천

대한약리학회 상임이사로 6년 간 활동해온 강주섭 교수는 작년부터 70년 역사를 가진 대한약리학회출간 약리학교과서 편찬위원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일반인에게 질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질병 100100’ 16권 전권을 3년에 걸쳐 번역한 것 역시 의학 전문가로서 그가 갖고 있는 책임감을 가늠케 한다. 강 교수는 30여 권의 전문서적을 출간하며 자신의 전문지식을 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정보를 다른 연구자나 학생들과 공유하며 옳은 것이라면 더욱 확장하고, 다른 것이 있다면 저 자신부터 수정해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면 저에게는 큰 보람이 될 것입니다.”

한양대학교 사회봉사단은 국내 대학 최초로 교내에 정식 조직된 봉사조직이다. 강 교수는 이곳의 부단장과 장애학생지원센터장을 역임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봉사정신을 함양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교내 장애학생들의 학습권 및 생활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왕성한 해외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캄보디아에서 만난 한 소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선천적으로 발이 안으로 굽는 내반족과 곱추병을 앓고 있던 한 학생은 우리나라 의료진에게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하반신 마비를 얻고야 말았다. 의료사고였으나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에 사회봉사단 및 한양대학교회에서 모금으로 이 학생이 혼자서도 생활할 수 있도록 전동휠체어와 집을 선물했다. 그는 제자들과 함께 의사의 양심과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이었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사회를 위한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는 의사를 배출하는 것은 교육자로서 그의 꿈이기도 하다.

본인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쉽지만 타인, 특히 어려운 이웃을 위해 시간과 물질을 나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단 한번이라도 이를 경험한다면 나눔은 이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우리가 이룩한 성과를 조금이라도 이웃과 나눌 수 있다면 삶의 보람은 배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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