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미세 준위 연구, 블랙홀 상태 규명할 관측 가능한 이론적 접근
블랙홀 미세 준위 연구, 블랙홀 상태 규명할 관측 가능한 이론적 접근
  • 박금현 기자
  • 승인 2018.04.03 13: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곽보근 세종대학교 물리천문학과 교수
곽보근 세종대학교 물리천문학과 교수
곽보근 세종대학교 물리천문학과 교수

우주에 블랙홀은 존재할까? 현재까지 블랙홀의 존재는 현대천문학과 물리학의 이론이 정확함을 증명해주는 단서라 칭해지고 있으며, 최근 거대 천체망원경이 등장하며 태양보다 수억 배 무거운 블랙홀의 존재가 점차 밝혀지고 있다. 이제 ‘블랙홀은 몇 종류나 있는가’라고 질문을 바꿔야 할 때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블랙홀의 내부 에너지 준위에 대한 이론만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곽보근 교수는 직접적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

블랙홀 구성 에너지 규명, 블랙홀의 미세 준위 변화

블랙홀은 매우 큰 질량을 가진 천체가 초신성폭발과 함께 붕괴될 때 생성되는 별의 마지막 단계다. 엄청나게 큰 질량이 매우 작은 영역에 밀집하면서 강력해진 중력에 의해 시공간의 곡률이 극단적으로 커지고,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빛조차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곳에서는 중력에 이끌린 빛이 밖으로 나오지 못해 검은색으로 보이며, 이에 블랙홀이라 이름 붙여졌다. 여기서 ‘매우 작은 영역’이란 반경 69만km에 달하는 태양의 질량이 반경 3km의 구에 압축된 모습이라 설명할 수 있다. 이렇듯 매우 작은 영역에 밀집해야 하기에 블랙홀을 구성하고 있는 질량의 형태는 우리가 접하는 물건들과는 다른, 양자 상태인 에서 미세 에너지 준위에 놓여 있을 것이라 추측되고 있다. 하지만 양자중력에 대한 단서 부족으로 이러한 상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곽보근 교수는 블랙홀도 천체에 속하기 때문에 서로 충돌을 통해 질량을 키울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불안정성을 이유로 자체 붕괴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가 진행하고 있는 ‘4차원 블랙홀의 충돌과 붕괴에서 미세 준위 변화’ 연구는 블랙홀에 일어나는 변화가 반드시 미세 준위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블랙홀의 충돌 또는 붕괴 과정과 이때 발생하는 변화를 살피고, 이를 통해 미세 준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단서를 찾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간 블랙홀 연구는 오래전부터 이론적으로 블랙홀의 존재를 예측하는 등 간접적인 증거밖에 없다는 한계점이 있었습니다. 현재 제가 연구하고 있는 블랙홀 간 충돌은 블랙홀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블랙홀 충돌 시 발생하는 강력한 중력파를 중력파 검출기를 활용해 측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곽 교수는 이번 연구에 성공한다면 이론적으로 연구해온 결과를 실제 관측결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실제로 연구 진행 중 미국 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에서 두 번의 중력파 검출이 관측되기도 했다. 또한 블랙홀 열역학에서 허용하는 중력파 에너지와 관측결과 사이의 상관관계와 블랙홀 간의 상호작용의 중요성, 중요 요인이 무엇인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양자중력 이론과 중력이론 중 가장 복잡한 분야로 손꼽히는 블랙홀 충돌과 중력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어려움도 많았다. 곽 교수는 이러한 복잡성을 탈피하기 위해 블랙홀이 갖고 있는 열역학적 성질을 활용했다. 블랙홀은 모든 것을 흡수 할 것 같지만, 양자효과에 의해 사건의 지평선 밖으로 호킹복사가 나올 수 있고, 이로부터 온도를 정의할 수 있는 열역학적 계이다. 또한 블랙홀이 불가역 과정을 겪을 때 항상 증가하는 양이 있는데 이로부터 블랙홀의 엔트로피를 정의할 수 있고, 이러한 열역학적 특성을 이용하면 블랙홀에 적용되는 열역학 법칙을 기술할 수 있다. 따라서 충돌 전후 블랙홀의 상태를 엔트로피 증가 및 열역학적인 변화를 이용해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단순화 시킨 모델을 구성한 것이다. 그는 비록 단순화 시킨 모델임에도 연구에 필요한 단서들을 충분히 포착할 수 있는 재밌는 모델이라 소개했다. 이러한 모델을 구축함에 있어 상당한 수준의 CPU 연산 능력과 코딩 능력이 소요되었다. 곽 교수는 다음 년차에 보다 적극적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갈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블랙홀의 미세 준위는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는 주제인 만큼 타 분야 연구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향후 양자중력을 기술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블랙홀 열역학과 우주검열 가설의 상관관계 입증

블랙홀의 특성은 질량, 각운동량, 전하량 등 ‘보존량’으로 나타낸다. 이러한 블랙홀의 보존량은 외부에서 입자를 블랙홀 안으로 던져 넣는 방법으로 조금씩 달리할 수 있는데, 이때 보존량의 변화는 블랙홀의 성질을 미세하게 변화시킨다. 곽보근 교수는 이때의 변화가 다른 가정 없이 블랙홀 열역학과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그는 블랙홀 열역학과 우주검열 가설이 상당부분 부합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연구를 지속해왔다. 나아가 이러한 현상은 블랙홀 안의 ‘특이점’이라 불리며 물리법칙에 부합되지 않는 부분을 사건의 지평선이 가리고 있어야 한다는 우주검열 가설이 적합하게 유지되는 필요조건임을 증명했다. 블랙홀 열역학과 우주검열 가설의 상관관계를 입증한 것이다. 20대에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현재까지 자신의 연구주제와 관련 약 24편의 SCI급 논문을 발표하며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왔다. 곽 교수는 향후 블랙홀의 충돌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중력이론 분야의 문제들이 어렵고 복잡한 이유는 비선형성에 있습니다. 나비효과처럼 작은 변화로 인해 커다란 변화가 발생할 수 있고, 여기서 카오스 혹은 프랙털과 같은 성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도출되는 몇 가지 흥미로운 문제에 대해 연구하고자 합니다.”

중력파 검출은 블랙홀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규명하는 근거다. 이외에도 중력파와 다른 물질간의 간섭을 통해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물질들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곽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활용해 암흑물질 등 지금까지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물질들의 특성을 파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다채로운 연구들을 이어가고 있다.

즐겁고 흥미로운 연구, 학생들이 즐거운 강의

지난해부터 곽보근 교수는 Classical and Quantum Theory of Gravity라는 이름의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비슷한 연구 분야를 가진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함이다. 곽 교수가 단독으로 1회 워크숍을 성공리에 진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포항공과대학에 있는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의 Focus Research Programs로 개최되는 워크숍과 공동으로 2회 워크숍을 치렀다. 곽 교수는 매년 2, 3회의 워크숍을 주최하며 어린 연구자들과 능력 있는 대학원생들에게도 발표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개인의 차원에서 이러한 워크숍을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모색하고 있었다.

연구를 공유하고 확장시키기 위한 곽 교수의 노력은 분야 내에서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블랙홀에 관한 연구를 보다 쉽게 설명하는 집필과 강연 등의 활동으로 연구 내용을 대중과 함께 공유하며 사회의 이해도를 높여나갈 것이라 말했다.

“지금까지처럼 흥미롭고 재미있는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고자 합니다. 학생들 역시 저의 강의에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했으면 하는 것이 교육자로서의 소망이죠. 일등을 하는 학생들보다는 자신의 학업에 흥미를 갖고 열심히 하는 학생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학생들과 소통하며 재미있는 강의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곽 교수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향해 나아가며 다채로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가 던지는 유의미한 물음과 결과들은 곧 새로운 우주를 여는 단서로 이어질 것이다.

곽보근 교수 프로필

· 서강대학교 이학사 (물리) 2002.03. - 2006.02.

· 서강대학교 이학 석사 (이론물리) Some Properties of Black String Solutions 2006.03. - 2008.02.

· 서강대학교 이학 박사 (천체물리) Probes on Black Holes 2008.03. - 2012.02.

· 서강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Post Doc. 2012.03. - 2013.02.

· 서강대학교 양자시공간 연구센터 Post Doc. 2013.03. - 2016.02.

· 서강대학교 양자시공간 연구센터 Research Professor 2016.03. - 2016.08.

· 세종대학교 물리천문학과 Assistant Professor 2016.09. - 현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70길 15-1 RA542 (여의도동14-9, 극동 VIP빌딩 5층) 피앤에이미디어
  • 대표전화 : 02-2038-4470
  • 팩스 : 070-8260-02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남윤실
  • 명칭 : 피앤에이 미디어(PNA Media)
  • 제호 : 한국연구저널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09
  • 등록일 : 2018-03-12
  • 발행일 : 2018-02-22
  • 발행인 : 박성래
  • 편집인 : 박성래
  • 한국연구저널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한국연구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dsoft.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