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컨버전 나노입자(UCNP) 연구로 새로운 나노 입자 디자인의 실마리 마련한다
업컨버전 나노입자(UCNP) 연구로 새로운 나노 입자 디자인의 실마리 마련한다
  • 문채영
  • 승인 2018.08.2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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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택 GIST 화학과 교수
이강택 GIST 화학과 교수
이강택 GIST 화학과 교수

 

나노기술을 의학적으로 응용하는 ‘나노의학’은 나노전자 생체센서, 분자 나노기술 등 다양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체내외 생물의학 연구 및 응용의 급격한 발전을 뒷받침한다. GIST(광주과학기술원, 이하 GIST) 화학과 이강택 교수는 업컨버전 나노입자(UCNP)를 활용한 세포의 화학적 반응 기작 이해에 나선다. 나노 물질들을 활용한 진단기기 및 생체 분석기구, 약물 전달 매체 등의 발전을 앞당길 그의 연구를 들여다본다.

업컨버전 나노입자(UCNP) 이용해 세포의 복잡한 화학적 반응 기작 규명

생명체를 구성하는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화학적 반응의 기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세포를 고정하거나 파괴한 후 내부 물질을 분석하는 방법, 두 번째는 형광체를 관심 있는 생분자에 붙인 후 형광 현미경으로 살피는 방법이다. 세포 내 빛을 흡수하는 분자가 없어 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형광체와 형광현미경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이미징의 공간 분해능, 시간 분해능 등이 충분치 않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이강택 교수는 ‘업컨버전 나노입자를 이용한 대면적 다광자 현미경 기술의 개발 및 바이오 시스템에 대한 응용’ 연구를 통해 그 극복방안을 찾고 있다. 이와 함께 영향력 있는 논문을 다수 발표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그다.

“대면적 다광자 현미경 기술(wide-field multiphoton microscopy)은 업컨버전 나노입자(UCNP)라는 발광물질과 이들의 독특한 광학적 성질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세포를 촬영하면 UCNP의 장점을 다양하게 부각시킬 수 있죠.”

현재 이 교수가 진행 중인 연구 분야는 ‘나노의학(nanomedincine)’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물리, 화학, 생물학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융합과학이다. 본 연구가 건강, 질병 치료 등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이 교수는 연구에 있어 중요한 것은 연구자의 흥미임을 강조했다. 가설을 세운 후 이를 실험‧분석하고,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다시 아이디어를 찾는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구자의 관심과 열정이 필요한 까닭이다.

일반적으로 연구자들이 연구 진행 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연구비에 있다. 이 교수는 다행히도 몇몇 큰 과제에 참여하거나 GIST의 지원으로 연구를 지속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비 수주에 실패해 전혀 연구를 할 수 없는 경우도 상당한 만큼 이러한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연구비 수주가 힘들어 논문을 쓰는 시간보다 과제 계획서를 작성하는 시간이 더 길다며 어려움을 토로하는 연구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교수는 연구비의 빈부 격차가 심해 수많은 우수한 연구자들이 현실적 한계로 인해 연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음을 지적했다. 이들이 받아온 교육과 훈련의 시간과 비용, 노력을 감안한다면 이는 큰 낭비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수많은 연구자가 연구비 지원의 구조 개선이 절실함을 호소하는 이유다.

 

'UCNP' 특성 연구, 새로운 나노 입자 디자인으로 이어진다

“대학원 시절 아미노산이나 DNA, RNA base와 같은 기본 단위 생분자의 구조와 역학을 기체상에서 연구했습니다. 하버드대학교와 시카고대학교에서는 단분자 분광법을 활용한 단백질 효소의 작용기작, RNA의 구조 변화 연구를 수행했죠.”

한국화학연구원과 현재 소속된 GIST에서 세포 이미징 실험을 이어가고 있는 이강택 교수는 연구 대상의 크기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UCNP의 표면을 좀 더 보편적인 화학적 기능을 추가하여 단백질이나 약물이 선택적으로 특정 세포 소기관에 결합하는 연구, UCNP의 3D 이미징을 단일입자 수준에서 수행하여 업테이크(uptake) 효율, 모터 단백질에 의한 운반현상 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연구, 매우 복잡한 UCNP의 광물리적 특성을 근본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기 위해 레이저 분광학을 활용하는 연구 등 UCNP를 이용한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는 그다. 이 교수는 UCNP의 광학적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할 때 새로운 또 다른 특성을 가지는 나노 입자를 디자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그는 세포 다이너믹스의 기작에 깔려있는 물리적, 화학적 원리를 이해하는데 초점을 맞춘 연구들을 수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 교수는 최근 제1회 한성손재한과학상 화학 부문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는 수상에 대한 감사를 전하며 동료 연구자 및 학생들과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던 시간들을 수상의 동력으로 꼽았다. 현상과 사안에 대해 깊이 고민한 후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자세가 아닌 열린 마음으로 선후배, 학생들과 토론한 것이다. 그는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의 힌트를 얻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도 열린 마음으로 충분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가족들의 변치 않는 지지와 믿음이 있었기에 자신이 현재에 다다를 수 있었다는 소회를 내놓는 그다. 이밖에도 대한화학회 물리화학 간사 활동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 활동 등으로 과학 발전에 이바지 하고 있는 이 교수는 기회가 된다면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연구와 교육 통해 기초과학 발전에 이바지할 것

연구와 교육을 병행해야 하는 교수의 자리지만, 이 둘을 동시에 잘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니다. 연구를 잘 하기 위해서는 교육자로서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마찬가지로 교육을 잘하기 위해서도 연구에 필요한 시간을 할당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강택 교수는 연구와 교육 사이의 균형감각을 유지하며 자신에게 맡겨진 두 가지 사명을 다할 것이라 말한다. 또한 연구자 및 교육자들이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이에 대한 전문적인 지원과 더불어 연구 결과에 대한 합리적 평가가 뒷받침되어야 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부국강병’은 기초과학에 비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연구들의 중요도에 경중을 따지기는 어렵지만, 나라의 경쟁력에 있어 기초과학이 차지하는 무게는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 됩니다. 저 역시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은 물론 인류의 건강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기초과학이 부흥해야 나라가 잘 산다’라는 말에는 누구나 공감을 표하지만 정작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론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이는 때로 수많은 훌륭한 교수 및 연구원들이 좌절을 느끼고 자신의 연구를 포기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교수는 기초과학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분야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이들의 ‘기(氣)’를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제1회 한성손재한과학상 수상은 가족은 물론 동료들에 대한 뜨거운 응원이었다. 기초과학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이를 이어가고자 하는 열정, 동료 과학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기초과학이 튼튼한 대한민국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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