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중심의 4차 산업혁명, 그 가교가 될 공간디자인
인간 중심의 4차 산업혁명, 그 가교가 될 공간디자인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8.10.22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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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 영남대학교 가족주거학과 교수

어떠한 일에든 그 중심에는 인간이 있다는 철학은 서지은 교수가 진행해온 연구들을 관통하는 주제이다. 앞선 연구들과 함께 소개되었던 공간에 대한 그의 고민은 이제 공간을 매개로 한 전인적 관리로 확장되고 있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그 본질 역시 ‘인간’에 있다고 말하는 그는 여전히 인간을 도울 수 있는 공간디자인을 고민하고 있다.

서지은 영남대 가족주거학과 교수
서지은 영남대 가족주거학과 교수

 

공간디자인에 대한 융복합 연구로 새로운 연구 방법론 정립

2011년 신진연구자 선정과 함께 서지은 교수가 진행했던 ‘마감재와 조명과의 인터랙션을 통한 공간감성 변화 연구’는 사람과 공간 간의 상호작용을 살핌으로써 사용자에게 보다 높은 공간만족도를 줄 수 있는 실질적 디자인 방법론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연구 과정에는 심리학과 사회학,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등 분야를 아우르는 융복합적 방법이 적용되었다. 사람과 공간 간의 상호작용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방법으로 뇌파 측정을 선택했던 그의 관심은 이제 신경과학(Neuroscience)에까지 확장되었다. 맥박이나 뇌파 등을 활용해 사용자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다.

“이전 연구에서 공간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을 살피는데 주목했다면 이제는 공간디자인을 통해 한 사람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사람의 장기기억에 관여하는 해마를 공간 디자인을 통해 자극함으로써 장기기억력을 높이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죠. 이는 치매 환자들의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건강관리에 있어서 공간 디자인이 또 하나의 수단이 되는 셈이죠.”

서 교수가 새로이 계획하고 있는 연구 역시 융복합적 관점을 취하고 있다. 사람의 기억력을 살펴야 하는 만큼 인지과학이나 의학적 부분에서부터 심리학적 요소, 나아가 청소년부터 시니어 그룹에 이르는 다양한 계층을 살피기 위한 사회과학적 요소까지 아울러야 하는 까닭이다. 연구 주제 및 방법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당 연구는 준비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공간디자인을 통해 해마를 자극하고, 궁극적으로 인간의 기억력에 관여하고자 하는 그의 이번 연구는 공간과 타 분야 간 새로운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를 모은다. 서 교수는 해당 연구를 통해 정립할 새로운 연구방법론은 다른 분야로 지속적으로 확장되며 보다 유의미한 결과를 선보일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공간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가를 의학이나 MBA에서 찾고 있죠. 한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더라도 그가 장기적으로 회복하는 것은 결국 수술실이 아닌 제2의 장소가 됩니다. 공간이 건강 회복을 위한 또 다른 솔루션이 되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은 곧 헬스케어 디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분야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공간은 모든 행위와 인지의 중심이 된다. 기업이 신제품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공간은 제품의 셀링 포인트를 보다 직관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한 수단이 되며, 하나의 브랜드가 고유의 이미지를 구축함에 있어서도 소비자가 제품을 접하는 공간은 소비자에게 기업의 이미지 그 자체로 각인될 수 있다. 이러한 공간의 중요성은 서지은 교수가 공간디자인에 대한 연구를 확장해가는 이유다. 그는 다양한 학문 및 분야와의 연결을 통해 공간 디자인을 통해 인간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작게는 강박증이나 불면증에서부터 우울증, 분노조절장애, 공포증, 충동조절장애 등 여러 심리적 문제들이 사회에 만연한 가운데 서 교수는 공간이 이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명쾌한 답을 제시할 수 없는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에게 공간을 통해 지속적인 자극을 줌으로서 문제 해결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공간 디자인의 개념이 더해진다면 보다 큰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간을 위한’ 4차 산업혁명, 공간 디자인이 해법 제시할 것

“앞선 연구에서 공간을 포함한 모든 것의 중심은 인간에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역시 여기서 예외가 될 수는 없죠. 다양한 기술과 인간을 연결하는 수단인 공간은 ‘인간을 위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것입니다.”

그간 공간디자인을 통해 이용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만족을 주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온 서지은 교수의 연구는 이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인간의 건강과 생활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을 탐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간이 해법이 아닌 도구가 된 셈이다. 이러한 그의 철학은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4차 산업혁명이란 여러 분야가 동시다발적‧복합적으로 연결되며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라 설명하는 그다.

“같은 상황에 놓였을지라도 개개인의 경험과 기억에 따라 반응은 달라집니다. 심리적 요소가 배제된 기술 발전이 결코 인간에게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없는 이유죠. 4차 산업을 통한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그 발전 속에 인간의 감정적 측면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서 교수는 변화하는 시대 속 우리나라가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뿌리가 튼튼해야 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새로운 이슈와 트렌드를 좇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아래에 탄탄한 기본이 바탕이 되어 있을 때야말로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이슈가 되었던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을 예로 들며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이를 맹목적으로 좇거나 제재를 가하기보다는 이를 꾸준히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장기적이며 체계적인 대응이야 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속 경쟁력을 갖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고 그 방법론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준비하고 있는 서 교수는 연구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변화해야 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결과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의 연구정책이 시행될 때 비로소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있을 수 있는 까닭이다. 그는 연구의 필요성만 말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연구의 장이 마련될 때 숨어있는 우수한 연구자들을 발굴해낼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고민은 결국 인간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기 위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이러한 여정 속에서 공간 디자인은 끊임없이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보다 나은 답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이는 모든 것이 어우러져 인간이 필요로 하는 답을 제시하는 4차 산업의 시대 속 공간 디자인의 활약상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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