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손목 관절경 수술 분야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참된 의료진
척박한 손목 관절경 수술 분야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참된 의료진
  • 김윤혜 기자
  • 승인 2018.12.01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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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
김종필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
김종필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

사람을 가리켜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생명이 있는 존재 중에서 가장 강력함을 뜻한다. 네 발로 걷는 짐승과 달리 직립보행을 하면서 두 손을 쓰게 되면서 인류가 세상을 지배하게 됐다. 사람은 손이 있어 삶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 요즘처럼 스마트 기기가 보편화되고 골프 등 취미생활을 누리는 여유는 사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지만 불청객이 찾아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한 번쯤 고통을 겪어봤을 질환, 방아쇠 수지다.

 

급증하는 손목 관절 질환 치료의 권위자

현대인의 손은 쉴 틈이 없다. 회사에서는 키보드를 친다. 집에 돌아와서는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5일 근무가 완전히 정착되고 여행을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재충전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보편화되면서 손은 더 고통받고 있다. 여행하는 동안 내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스마트기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골프나 테니스 등 손에 강한 압을 주는 운동도 손에 무리를 준다. 삶의 행복은 커졌지만 손은 들리지 않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김종필 교수는 손에 생기는 가장 흔한 질환인 방아쇠 수지는 작업이나 운동을 심하게 한 경우 발생한다라고 밝혔다.

방아쇠 수지는 당뇨나 갑상선 질환 등이 동반되거나 손가락을 자주 사용해 발병합니다. 성별에 상관없이 오랫동안 손에 무언가를 쥐고 생활하면 걸리기 쉽죠. 손가락과 만나는 손바닥 부위가 아프거나 혹이 생겨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초래합니다.”

방아쇠 수지는 총의 방아쇠를 당길 때 딸깍하는 것처럼 손의 통증이 발발한다는 특징에서 병명이 유래했으며 주요 증세는 크게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손가락을 굽히는 힘줄(굴건)에 결절 또는 물혹이 생긴 케이스가 있다. 다른 케이스로는 손바닥 쪽에 있는 힘줄을 잡아주며 움직임을 유도하는 활자에 염증이 발생해 두꺼워져 힘줄이 활자를 통과하지 못해 손가락을 움직일 때 고통이 느껴지는 것이다. 협착성 건초염으로도 불리며 그동안 요리사, 골프 선수, 테니스 선수, 무거운 연장을 자주 사용하는 직업군 등이 잘 걸리는 병이었지만 추세가 바뀌고 있다. 집안일을 많이 하는 가정주부와 평범한 직장인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방아쇠 수지를 수술하는 방법이다. 작은 손의 관절을 수술하기 위해 절개하는 것은 부작용을 겪을 위험이 크다. 김종필 교수는 빨리 회복할 수 있고 치유 효과가 좋은 손목 관절경 수술로 방아쇠 수지를 치료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손목 관절경 수술의 임상 결과를 담은 김 교수의 논문인 방아쇠 무지의 A1 활차 절개술 후 활줄 현상에 대한 전향적 연구(A Prospective Study of Bowstringing after A1 Pulley Release of Trigger Thumb: Percutaneous versus Open Technique)’은 최근 열린 대한수부외과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이 논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국제학술지인 ‘Archives of Hand and Microsurgery(2018)’에 실려 좋은 평가를 얻었다.

 

까다롭지만 환자를 생각하면 손목 관절경 수술이 바람직해

주변에서 관절 치료는 어깨와 무릎을 떠올린다. 실제로 어깨와 무릎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병원이 많다. 손가락 관절은 크기가 작아 수술하기 까다로운 분야라 관절경을 개발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그가 손가락 관절을 공부할 당시만 해도 연구하는 의사가 많은 편은 아니어서 손목 질환이나 통증의 원인에 대한 연구가 많진 않았다.

손목 관절경은 제가 처음 배울 때만 해도 주목받는 분야는 아니었습니다. 손목 관절의 공간이 작아 의사들의 관절경 사용이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관절경으로 손목을 수술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죠. 대부분 수부외과의는 관절경 수술 대신 피부를 절개하고 연부조직을 절제해 관절을 노출하는 개방적 수술을 선호했습니다.”

여전히 수부외과의 중 상당수는 관절을 노출하는 개방적 수술을 하고 있지만 현대인의 생활 변화에 따라 손목 관절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점차 의료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는 손목에 관절경 수술이 도입된 후 손목 통증의 원인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손목의 척측 부위의 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 삼각섬유연골 복합체 파열과 관련됐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정확한 치료가 이뤄졌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손목 관절경 수술은 보다 더 나은 환자의 삶을 약속하는 수술법이다. 흉터 부위가 거의 없고 주변 연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병변 부위만 치료할 수 있어 회복이 빠르다. 개방적 수술보다 통증이 획기적으로 감소됐으며 수술부위의 치유 속도도 더 빠르다. 그는 손목 관절경 수술의 대부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수술 범위를 확장해왔다. 손목 골절이나 인대 파열 등 급성 손상부터 골절탈구 등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까지 손목 관절경을 사용해 우수한 결과를 도출했다. 그의 수술법과 결과를 상세히 분석한 논문이 공개되면서 의료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연구 결과를 다수의 국제 저널에 상세히 소개했고 아시아, 유럽 등에 초빙돼 직접 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도 그는 잘 몰랐던 손목 질환의 병명과 치료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방아쇠 수지를 손목 관절경으로 수술하는 노하우를 축적했다.

 

손목 질환 연구에 바친 시간, 특허를 획득한 의료기기 개발로 이어져

활차를 절개하는 수술로 방아쇠 수지를 완치할 수 있지만 활줄 현상 등 이차적인 문제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한 것이 흠이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라도 의사는 쉽사리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수술 후의 경과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방아쇠 수지를 손목 관절경으로 수술해 활차를 절개한 후 나타나는 활줄 현상에 대해 연구했다. 활줄 현상이 어느 정도까지 발생하고 이후에는 어떤 경과를 거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의 논문에 따르면 활줄 현상은 모든 수술 케이스에서 발생하지만 수술 후 임상적 기능을 저하할 수준까지는 아니다. , 활차를 절개한 수술을 안전하게 사용해도 된다는 결론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그가 수부외과에서 펼치는 활약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팔꿈치 관절에 통증이 생긴 상과염을 치료하는 기구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이 병은 팔꿈치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증후군으로 잦은 PC와 스마트폰 사용, 요리사, 택배기사 등 팔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거나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걸리는 편으로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 등으로도 불린다. 테니스 엘보는 바깥쪽에, 골프 엘보는 안쪽에 상과염이 발생하는 질환을 일컫는다.

크게 다치지 않았는데 팔꿈치가 계속 아프다면 엘보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팔꿈치에서 흔히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 엘보입니다. 처음에 통증이 가볍다고 해서 무시했다가 큰 불편을 야기할 수 있어요. 세수를 하거나 식사를 할 때 움직임의 불편함이 발생하는 거죠. 팔꿈치를 움직이거나 누를 때 통증이 느껴지고, 통증이 손이나 어깨에서도 느껴졌다면 상과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상태가 심각해지면 손으로 물건을 쥐는 힘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는 심한 병변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이나 작업을 할 때 고통을 주는 특징이 있다라며 스테로이드, 혈장주사, DNA 주사 등의 치료를 할 수 있지만 별로 효율적인 것 같지 않다라는 소신을 전했다. 몇몇 병원이나 의사들은 자가 관리나 보조기 또는 물리치료를 권하는데 그는 자신의 진료 경험을 살려 개발한 의료기기로 치료할 계획이다. 그가 개발한 의료기기는 국소 가압형 습식 온열 치료이며 상품화하기 위한 보완작업을 거치고 있다. 그는 수술을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환자가 있기에 의사가 있다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의료의 윤리적 지침을 공표했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는 지금까지 의사들의 사명감을 정의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의사들은 환자의 삶과 목숨을 절대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어떤 직업군보다 고귀한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손목 내시경 분야의 권위자인 그에게서 자만을 찾아볼 수 없다. 그에게 환자는 감사한 존재다.

환자 중심으로 치료하는 것이 마땅하죠. 저는 환자분들 덕분에 배우며 연구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고맙죠. 의사가 치료하는 직업이지만 환자분들에게 배우는 것이 더 많아요. 아무리 최고의 시설과 의료기기로 치료한다 해도 환자의 불만이 쌓인다면 좋은 치료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좋아야 최고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환자와의 관계를 형성하지 않은 채 의사들 위주로 치료하는 경우가 있어요. 의사로서 이렇게 치료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판단해 치료하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는 환자의 말이라면 언제든 경청할 준비가 돼 있다. 환자가 어떤 부분으로 고통스러워하는지 자세히 듣고 의학적인 판단을 내린다. 환자의 말을 무시한 채 MRI, CT, X-ray 결과로 진료를 강행하는 의료행위는 전혀 옳지 않다고 믿는다. 환자가 가진 여러 가지 문제들을 듣고 위로한다. 때로는 개인적인 아픔이나 가정사를 털어놓는 환자에게 그는 위로의 말을 건넨다. 진료와 수술, 연구가 계속되는 의사의 삶이 고단한 것은 사실이나 따뜻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는 것 또한 진리 아니겠는가. 가슴이 따뜻한 의사만이 참된 의사가 될 수 있다. 환자가 아픈 원인은 육체적 원인에서만 찾을 수 없다. 정신적인 요인이 육체적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논문을 쓰고 연구를 하는 그는 시간이 쫓기며 산다. 그가 근무하는 천안 단국대학교병원은 충청권에서 환자가 많이 몰리는 편이다. 수부외과 전문의인 그는 초음파 진찰을 하며 많은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외래 진료를 보고 나면 녹초가 되기 일쑤지만 마음은 행복하다. 환자들은 그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긴 대기시간을 감수하고 있다. 손목 질환을 연구하는 그의 노력에 힘을 보태고 싶은 환자들의 진심이며 자신처럼 어디서 손목 통증으로 힘든 그 누군가를 위한 희생이다.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는 환자들이 있기에 그는 오롯이 연구에만 매진하고 있다. 환자들의 사랑으로 그의 외부 활동은 탄력을 받았다. 그는 대한수부외과학회에서 운영하는 세부전문의 전문의 제도가 잘 시행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 그의 역할은 국내에서 수부 수술이나 진료를 하는 수부외과의에 대한 인증 및 관리 감독을 하는 것이다. 그는 Archives of Hand and Microsurgerydeputy editor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는 저의 최종 목표는 제가 지금껏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알찬 연구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 환자분들, 병원 직원과 간호사, 전공의 등의 도움을 잊지 않고 있다. 그가 남긴 업적의 공을 모두에게 돌리는 자세에서 의사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그동안 받았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의료 봉사와 기부 등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놓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현실에서 보면 실력과 명예에 취해 높은 곳을 고수하는 의사가 있는 반면 그처럼 환자와 눈을 맞추며 진솔하게 진료하는 의사도 있다. 환자가 원하고 국민이 바라는 의사는 어느 쪽일까. 손목 관절경 수술 역사의 위대한 페이지를 장식하면서도 더욱 겸손한 자세를 보여준 그야말로 최고의 의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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