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극복을 위한 정밀의학 기반의 혁신적 진단치료법 연구할 것”
“폐암 극복을 위한 정밀의학 기반의 혁신적 진단치료법 연구할 것”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9.01.10 0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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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영 건국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대한폐암학회 이사장
이계영 건국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대한폐암학회 이사장
이계영 건국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대한폐암학회 이사장

 

일 년여 만에 다시 만난 이계영 교수는 소나무처럼 여전하다. 폐암 정복을 위한 노력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남이 걷지 않는 길을 걷는 데에서 연구의 힘이 나온다던 이 교수는 대부분의 암 연구가 암세포가 왜 증식하는지에 초점을 맞출 때 암세포는 왜 사멸하지 않는지 로의 연구의 발상 전환이 암연구의 혁신을 가져왔듯이 정밀의학의 시대를 맞이하여 세포외소포체를 이용한 액상생검법을 기반으로 하는 폐암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또 다른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혈액검사와 조직검사의 단점 극복

 

교수님께서는 지난 20182월호에 폐암환자의 기관지폐포세척액의 나노소포체 DNA를 이용해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염기서열분석)를 분석한 (Tumor Mutation Burden, 종양 돌연변이 가중치) 데이터가 면역치료제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바이오마커라는 연구 주제로 월간인물에 소개 되셨는데, 현재 연구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요?

현재 혈액에서 암 유전자를 추출해 암을 진단하는 게 대세입니다. 그런데 혈액을 이용하면 민감도가 낮아요. 민감도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다 찾은 진단법이 기관지폐포세척술과 세포외소포체라는 나노입자입니다. 폐암환자의 기관지폐포세척액 안에는 암 세포에서 분비하는 세포외소포체라는 나노입자들이 존재합니다. 폐암세포주를 이용한 실험실연구를 통하여 세포외소포체에는 폐암세포의 유전자 특성을 내포하고 있는 DNA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몸의 체액에서 세포외소포체를 회수하고 DNA를 추출하여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다면 기존의 조직검사를 통해서 얻어지는 유전자 검사의 단점들을 극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연구를 진행해 왔고 여러 체액 중에서 기관지폐포세척액이 폐암 진단에 있어서는 이상적이라는 것을 밝혀내었으며 이제 임상 적용이 가능한 정도의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폐암의 표적 유전자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EGFR이라는 암 유전자입니다. 동양권 환자가 특히 많은데 우리나라 전체 폐암 환자의 40%, 특히 비흡연 여성 폐암의 삼분의 이가 해당합니다. EGFR 유전자 돌연변이 유무를 파악하는 것은 폐암 환자의 항암치료를 결정하는 첫 발입니다. EGFR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부작용도 적고 항암효과가 극대화된 먹는 표적항암제를 처방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현재는 조직검사에 의해 얻어진 병리슬라이드를 이용하는 것이 표준 방법이고 보완적으로 혈액의 순환종양 (circulating tumor) DNA를 이용하고 있는 반면, 건국대학교병원에서는 기관지내시경을 시행한 수백 명의 데이터가 축적되어 3, 4기 진행성 폐암의 경우 저희 병원에서는 조직 검사를 할 필요 없이 이 방법만으로도 충분히 검사가 가능합니다. 내년에는 저희가 얻은 데이터와 논문으로 신 의료기술을 획득해 일반적인 진료지침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최근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라 실험실을 오픈한지 일년 반 정도인데 상당히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EGFR과 같은 단일 유전자검사는 물론이고 NGS, 차세대염기서열분석까지 아직 실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거의 가능한 수준의 기초 데이터를 얻었고, 이것을 기반으로 몇 가지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진행되면 EGFR 유전자변이 폐암은 물론이고 모든 폐암에도 적용할 수 있는 진단 기반이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폐암에 관련된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를 망라하고 조기진단까지 영역을 확장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위 연구들을 기반으로 건국대학교 정밀의학폐암클리닉을 개설하셨는데 현재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폐암의 유전자검사는 다른 암종들과는 달리 어려운 점들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폐암은 80%의 환자가 진단 당시에 이미 진행성 혹은 전이성 폐암이기 때문에 수술적 절제가 많이 시행되는 유방암, 대장암, 위암 등과는 달리 경피적페생검이나 기관지내시경하 조직검사 등에 얻어진 미세한 조직만을 이용하여 진단되기 때문에 실제로 이런 유전자 검사를 위한 충분한 양의 DNA나 단백질 시료를 구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런 어려움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기관지폐포세척액에서 분리된 세포외소포체라는 나노입자입니다. 현재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에서 이를 기반으로 비흡연여성 폐암에서 많이 발견되는 EGFR 유전자 검사에 있어서 완전히 차별화된 진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향후 폐암 전반에 대한 모든 유전자 검사, 단백질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병원에는 없는 독자적이고도 혁신적인 유전자 및 분자 진단이 시행되고 있고 점차 그 영역이 확산될 예정입니다.

 

이계영 교수 연구의 핵심에는 세포외소포체가 있다. 암세포는 생존을 위해 정상세포보다 훨씬 많은 양의 세포외노소포체를 생성하고 주변 종양미세환경 (tumor microenvironment)으로 분비한다. 일반적으로 세포의 크기는 15마이크로미터 정도인데 세포외소포체는 이것의 천분의 일 크기로 30-200 나노미터로 아주 미세하다. 암세포에서 유리하는 세포외소포체를 분리하여 분석하면 암세포의 생물학적 특성을 알아낼 수 있기에 암진단에 있어서 매우 이상적인 툴로 각광받는다. 문제는 이것을 분리하는 일이 어렵고 그 안에 들어 있는 핵산이나 단백질들을 최적의 상태로 추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건국대병원 정밀의학 폐암센터는 세포외소포체 DNA에 관해서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교수님께서는 정밀의학의 발전을 위해 중개연구를 상당히 중요하게 말씀해 주셨는데, 많은 시간이 흐르지는 않았지만 교수님께서 중개연구를 강조하셨던 만큼 실제 연구에 적용된 성과가 있으신가요?

기초의학에서 세포외소포체와 같은 새로운 개념들이 연구 개발되고 연구 방법론이 제시 되는데 결국은 이것을 환자에게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희처럼 임상 경험이 많은 임상교수들이 생명과학을 기반으로 임상연구에 접목하여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로 이것이 중개연구라는 것이죠. 임상의사와 기초과학자의 연결고리가 굉장히 중요한 분야입니다. 기초연구는 공동연구 네트워크를 통해 진행하고 있어요. 중개연구의 결과를 폐암 환자에게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비흡연 여성의 폐암에 대한 인식 제고에 대해 상당히 강조해 주신 부분이 여성 독자들에게 좋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인터뷰 기사가 나간 이후 흡연을 하지 않더라고 경각심을 갖고 미리 예방하는 습관을 들이게 됐다는 반응이 특히 많았습니다. 반면 최근에는 미세먼지 문제로 대다수 국민들이 기관지와 폐질환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과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폐암은 암 중에서도 환자 수가 많고 사망률도 제일 높습니다. 흥미로운 건 서양의 폐암과 동양의 폐암은 발병 양상이 다르다는 겁니다. 서양 폐암은 90%가 흡연자입니다. 반면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권에서는 비흡연 여성 폐암의 비중이 30%를 넘어요. 그 원인으로 간접흡연과 주방에서 요리할 때 생성되는 발암물질과 실내의 라돈 가스를 꼽습니다. 라돈 가스는 자연방사능으로 토양 또는 주변 생활환경에서 방출됩니다. 또 하나는 앞으로 미세먼지가 상당히 큰 원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중국, 일본이 특히 황사에 영향을 많이 받죠. 비흡연자 폐암은 더 늘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런 비흡연여성 폐암의 경우도 진단을 받으면 대다수가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는 겁니다. 이게 큰 문제예요. 여성들이 유방암, 위암, 대장암 검진은 열심히 하는데 폐암 검진은 잘 안 합니다. CT 검사를 피폭 걱정에 꺼려하시는데 폐암 검진은 저선량 CT를 찍으니 괜찮습니다. 폐암 검진을 50세 전후 생애전환기에 적어도 한 번은 찍어야 합니다. 비흡연 여성 폐암은 표적 유전자돌연변이가 많이 나오는데 표적항암제가 잘 발달돼 있어 치료도 용이하고 치료성적도 좋아요. 조기에 진단하면 완치될 확률이 높으니 주기적인 검진을 추천합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흡연에 집중된 프레임을 옮겨 비흡연 여성 폐암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힌 이계영 교수. 대한폐암학회가 국내 최초로 빅데이터를 이용해 비흡연 여성 폐암 발생 위험인자에 대해 분석하고 경각심을 일깨워 일반 독자들의 반응도 컸다. 비흡연 여성 폐암의 실태를 제대로 알리고 관심을 높이는 것은 대한폐암학회 수장으로서 이 교수의 가장 큰 목표다.

 

대한폐암학회의 수장으로도 여전히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신데 최근 대한폐암학회가 폐암 국가검진의 조기안착을 위해 폐암 인식 개선 등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국가 암검진 역할 등을 제시하시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계시는데, 그간 대한폐암학회의 성과나 활동이 궁금합니다.

제가 2년 동안 대한폐암학회 이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제일 중점을 뒀던 부분이 비흡연 여성 폐암에 대해 알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왜 이렇게 비율이 높은지 연구하고 학회 차원에서 대책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매년 캠페인을 진행하고 안내 책자도 발간하고 관련한 연구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이제 국가 주도로 폐암 검진이 시작되는데 그 대상이 흡연자입니다. 비흡연 여성은 혜택을 못 받습니다. 당장 국가에서 정기적으로 비용을 대는 검진은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라도 관심을 가지고 검진을 받도록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지난 인터뷰 때와 비교해 그간 교수님께서 갖고 계셨던 연구의 가치관이나 연구 계획 등이 예전과 비교했을 때 변동이 없으신지요?

주로 일반인들은 의사의 역할을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고 돌보는 일이라고만 생각합니다. 어느 병원에서 어느 의사가 수술을 많이 하고 환자를 많이 본다는 것 등이 의사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데 저는 연구 성과도 그에 못지않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3차 대학병원의 교수들은 질병의 병태생리를 규명하고 새로운 진단법 및 치료법을 개발하는 연구에도 부지런히 해야 합니다. 그래서 연구 주도의 교수 평가가 앞으로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연구는 당장 찾아온 한 명의 환자뿐만 아니라 수천 명, 수만 명의 환자를 살릴 수 있습니다. 저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환자들에서 얻어진 임상정보, 임상자료를 가지고 중개연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첨단 기술이 이렇게 발전한 세상인데도 폐암 완치율은 20% 수준입니다. 80%의 환자는 5년 안에 세상을 뜹니다. 폐암 완치율을 적어도 50% 이상으로 만들 수 있는 획기적인 진단법,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미래에 수천명, 수만명을 살릴 의미있는 연구

 

후학양성에 대한 철학과 2019년도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연구는 혼자서 못합니다. 세포외소포체를 분리하고 DNA를 추출하는 데 있어서는 함께 일하는 생물학박사인 허재영 연구교수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컷습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연구한 성과이지요. 그리고 후배인 김희정 교수와 병리과 김완섭, 이승은 교수 그리고 제자인 김인애 교수 등이 모두 든든한 동료입니다. 또 우리 병원 인재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의 임상교수들, 벤처연구집단들과 네트워킹하며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같이 고민하고 교류하면서 차원 높은 연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저는 DNA를 넘어서 RNA, 특히 마이크로 RNA에 대해서, 왜 암이 생기는지, 어떤 환자들이 암에 걸리는지, 암은 어떻게 시작되는지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할 계획입니다. 폐암 사망률은 여전히 높지만 생존기간은 늘었어요. 10년 전에는 생존기간이 1년이었다면 지금은 4~5년이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완치가 되려면 초기에 진단이 돼야 합니다. 초기 암 진단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집중적인 연구 대상입니다.

 

폐암 예방 방법이 있나요?

사람의 폐는 항상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기 때문에 주변 환경이 가장 중요합니다. 실내 환경 관리는 각자 할 수 있지만 실외 환경은 개인으론 역부족입니다. 국가나 사회가 주도해서 개선해야 해요. 우선 개인은 미세먼지 경보에 예민하게 반응해서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담배는 당연히 안 피는게 좋죠. 간접흡연도 조심해야 합니다.

 

끝으로 기억하고 싶은 연구인에 교수님을 선정해 주신 독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제 연구에 관심을 가져주신 월간인물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독자분들이 의미 있는 연구활동을 하는 의과대학교수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연구를 해야 불치병,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의학 분야도 가짜뉴스가 많습니다. 근거 없는 홍보성, 광고성 의학 소식들이 객관적인 사실인 양 퍼지는데 잘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론들이 균형 잡히고 객관적인, 학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료지식을 독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계영 건국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대한폐암학회 이사장
이계영 건국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대한폐암학회 이사장

 

이계영 교수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서울대학교 대학원 (내과학 전공) 의학석사, 의학박사

- 서울대학교병원 인턴, 내과 전공의, 호흡기내과 전임의

- 미국 스탠포드 의과대학 호흡기내과 Post-Doc Research Fellow

-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내과학 주임교수

-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분자폐암연구회 회장

- 대한폐암학회 표적치료연구회 회장

-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내과학교실 주임교수

- 건국대학교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 소장

- 대한폐암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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